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수험생들에게 중요한 제도 변화가 예고되었다. 인사혁신처는 2025년 3월 13일, '공무원임용시험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며 오는 2027년부터 9급 국가공무원 공개채용시험에서 한국사 과목을 폐지하고, 그 대신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하 한능검) 성적으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과목 변경이 아니라, 공무원 시험 체계 전반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치다. 특히 이미 5급과 7급 공채 시험에서 한국사 과목이 검정시험으로 대체된 바 있는데, 이번 결정은 그 흐름을 9급까지 확장한 것이다. 수험생들은 이 제도 변화에 맞춰 시험 전략을 재정비하고, 보다 체계적으로 한능검을 준비할 필요가 생겼다.
제도 변경의 배경과 방향성
공무원 시험 개편은 단기적 효율성보다 장기적 채용 시스템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이번 개편안에는 두 가지 큰 변화가 담겨 있다.
첫째는 공직적격성평가(PSAT)를 별도의 공통역량 검정시험으로 분리 시행하여, 다양한 공공부문 채용시험에서 공동 활용하도록 한 점이다. 이로써 수험생이 한 번 취득한 PSAT 성적을 5급과 7급 공채뿐 아니라 공공기관, 공기업,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둘째는 9급 공개채용시험에서 필수과목으로 출제되던 한국사 과목을 폐지하고, 이를 검정시험인 한국사능력검정시험으로 대체한 점이다. 이미 2012년에는 5급 공채에서, 2021년에는 7급 공채에서 한능검을 도입한 바 있으며, 이번 결정으로 9급 공채까지 대체가 완료된다.
이는 한국사 과목의 검정시험화를 통해 출제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고, 수험생의 과목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직무 연관성이 높은 과목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란?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교육부 산하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시행하는 국가공인 자격시험이다. 시험의 목적은 한국사에 대한 기본 소양을 평가하고,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역사 해석 능력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데 있다.
시험은 고급(1~2급), 중급(3~4급), 초급(5~6급)으로 나뉘며, 난이도와 활용처에 따라 등급별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공무원, 교원, 군무원 등의 채용 시험에서는 고급이나 중급 이상 성적을 요구하며, 2027년부터 9급 공채에는 중급 이상, 즉 3급 이상 취득이 필수로 요구된다.
한능검은 단순 암기식 시험이 아니다. 실제 사료(史料)를 제시하고 이를 해석하는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수험생은 역사적 배경과 맥락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춰 공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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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구성 및 출제 범위
한능검은 객관식 50문항으로 구성되며, 총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을 취득하면 합격이다.
출제범위
평가 항목은 선사 시대부터 현대사까지 대한민국 전역의 역사와 관련한 다양한 사건, 제도, 사상, 문화 등을 포함한다.
문항은 다음과 같은 항목으로 출제된다.
정치사: 왕조의 교체, 개혁정책, 전쟁과 외교 등
사회사: 신분제, 민중운동, 지역사회 등
경제사: 토지제도, 상업 발달, 산업화 과정 등
문화사: 유교, 불교, 과학기술, 예술사 등
사료 분석: 실제 문헌, 고문서, 사진 등 자료 해석
수험생에게 미치는 영향
이번 개편은 수험생에게 여러 가지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시험 과목 선택의 유연성 증가
한국사 과목이 검정시험으로 대체되면서, 수험생은 공무원 필기시험에서 보다 직무 연관성이 높은 과목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수험 과목 수를 줄여 부담을 완화할 뿐 아니라, 자신이 지원하는 직렬에 적합한 전략적 준비가 가능하도록 돕는다.
시험 일정 분산 가능
한능검은 연간 6회 정기적으로 시행된다. 이는 공무원 필기시험과 별도로 준비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수험생은 시험 시기를 전략적으로 선택해 미리 자격을 확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무원 시험이 4월에 치러진다면, 한능검은 그보다 앞선 2월이나 3월 시험에서 3급 이상을 취득해두는 방식으로 부담을 분산할 수 있다.
성적 유효기간 4년
한 번 취득한 자격은 4년간 유효하다. 즉, 2026년에 3급을 취득한 수험생은 2027년 9급 공채 시험에서도 유효한 성적으로 제출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시험을 준비하거나 수 차례 도전할 경우, 이 점은 큰 장점이 된다.
효율적인 한능검 준비 전략
한능검은 과거 기출 문제의 패턴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경향이 있어, 철저한 기출 분석과 반복 학습이 효과적이다. 다음은 한능검을 효율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전략이다.
기출 문제 중심 학습
최근 5년간의 기출 문제를 분석하여, 자주 출제되는 주제와 유형을 파악한다. 특히 정치사와 근현대사의 비중이 크므로, 이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시대 흐름 중심 정리
사건의 원인과 결과, 시대적 배경을 연결 지어 학습하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연표나 흐름도 형태로 정리하면 효과적이다.
사료 분석 능력 강화
문제의 절반 이상이 사료 중심 문항이다. 다양한 사료를 반복적으로 접하고, 문맥을 이해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전문 교재 활용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제공하는 공식 기출문제 해설서나, 시중의 한능검 전문 교재를 활용하여 이론과 문제를 병행 학습한다.
공직 채용 제도 전반의 변화
이번 개편안은 단순히 9급 공채만의 변화가 아니라, 공직 전반의 채용 기준이 직무 역량 중심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직적격성평가의 범용화, 한국사 과목의 검정시험화 등은 모두 공공부문 전반에 걸쳐 채용 체계의 통합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는 시도다.
인사처는 이러한 변화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에서도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은 개별 시험이 아니라 공공부문 전체의 시험 시스템 흐름을 이해하고 준비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마무리
2027년부터 도입될 9급 공채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대체 정책은 공무원 시험의 역사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기존의 과목 중심, 암기 중심 시험 구조에서 벗어나 보다 실질적이고 직무 연관성이 높은 방식으로 개편되는 흐름 속에서, 수험생은 시험 전략과 공부 방향을 능동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목표는 변하지 않지만, 시험을 준비하는 방식은 변화하고 있다. 변화된 제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맞춘 체계적인 준비를 한다면 누구나 공직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